생각

왜 일하는가?

동구니 2020. 3. 30. 22:45

 

Ilkka Kärkkäinen. Question Mark (?)

1 .

라고 작년 중순에 쓰다만 글이 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부의추월차선 2편을 보고

오랜만에 부의추월차선 1편을 다시보고

끄적거린 글이다.

 

"일주일에 이틀을 쉬기 위해 다섯 번을 정해진 시간 동안 일 하는 것이 옳은 걸까?"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나의 생각들을 두서없이 글로 적었었다.

거창한 말들 장황한 생각, 계획들을 적었다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다.

 

 


 

Emiliana Hall. Hypnobirthing relaxation calendar.

2 .

2020년 3월 30일

이틀 후면 4월이 된다.

백수가 된지 3개월차

약간의 소일거리들과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지만

 

나의 일과는 이때까지 미루던 공부를 중심으로

늦잠자고 반신욕하고 맥주먹고 낮잠자고 루미큐브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25살부터 지금까지 2주 이상

소속이 없었던 적이 없던 내게

주 5일, 9 to 6이 아닌 삶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성남에서 종로로 강동으로

출퇴근이 적게는 2시간 많게는 3시간 걸린적도 있다.

 

6시에 일어나 정신없는 출근 준비.

출퇴근 길, 붐비는 대중교통.

정신 없이 일.

집에 도착한 번아웃된 나를 보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는 스스로의 만족에

챗바퀴같은 삶의 연속.

나는 이런 삶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우연히 접하게된 글쓰기 수업을 통해 그것이 처음으로 깨졌다.

그리고 오히려 소속 없이 본인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 퇴근길에 찍은 사진. 이거 한방이면 집에서 녹다운이 돼버린다.

3 .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까지 일하는

이틀을 쉬기위해 5일을 일하는

노년을 위해 젊은날 일하는

이런 삶이

좋은 직장, 좋은 연봉과 같은 가치가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일하는가?의 질문에

 

직장인이 오답이고 프리랜서가 답이예요.

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여러가지의 삶의 모습이 있고

정해진 방향이 아니더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당장 생존의 문제가 걸린 내가

이런 글을 쓸 입장은 아니지만

지금의 기록들을 보면서 

이때는 정말 생각이 많았지라고

회상할 수 있는 떄가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