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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가기 전 전직장 앞 단골집들에 들렸다.일상 2020. 4. 1. 02:06
Fen Ivanova. flower shop. 1 .
오늘 19:00 잠실에서 미팅.
미팅 전에 집에 놔둘 꽃을 살 겸
전 회사 앞, 단골 꽃집에 들렸다.
오랜만에 들린 꽃집
꽃을 넣는 큰 냉장고가 사라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인사드린 사장님의 말씀.
근처 우리은행 옆 1층에 플라워 카페를 연다고
심지어 이번 주에 간판을 달고 다음 주에 오픈이라고 한다.
아.. 어느 순간 사장님의 따님이 매장에서 일을 돕고 있는 것.
가장 최근에 들렸을 때 따님이 노트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영상을 보고 있는 것.
혹시나 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오픈을 진행하는지 몰랐다.
가장 기본적인 접객 부터 체험하고
왜 사람들이 플라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공간을 기획할 수 있을 건데.
당장 정확한 입지와 매장 이름부터 메뉴 가격 등을 물어보려고 하다가
생각해보니 사장님께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장 두 분의 매장을 갖는 다는 것에 찬물을 끼얹을 수가 없었다.
NeONBRAND. listen up yall 2 .
외식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1년 넘게 매달 어떤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자영업자들이 강연자에게 질문하면
강연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같이 모색하는 식으로 강연이 진행됐다.
10명 중 9명은 장사가 안되서 죽을 거 같아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 옆에서 강연을 듣는 나는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자영업, 특히 외식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경험 없이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불구덩이 속에 들어가는 것.
다들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내가 하면 뭔가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이게 강연에서 보는 가장 많은 케이스였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몇배는 더 안 좋은 상황.
정말 사장님이 매장을 만들 거라면
어디 매장을 벤치마킹을 다녀 오고
사람들이 왜 그 매장까지 찾아와서 돈을 쓰는 이유를 찾고
그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제안했을 때 더 기뻐할 건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잠시 들린 안남미가.
역시나 모두처럼 많이 힘들다고 한다.
주 손님층이 완전히 끊긴 상태
하지만 영양사 출신인 사장님이기에
노련한 경영으로 매장을 이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장님은 십몇 년 간의 영양사 경력과
매장 오픈 전 1년을 여러 쌀국수 매장에서 직접 일하고
50개가 넘는 매장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힘들게 매장을 운영하는데
사장님이 만들어 주신 꽃다발. 근데 사진 주변에 잡동사니가 많다. 후에 치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3 .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주신 꽃다발
역시 아름답다.
많은 생각들이 겹친다.
여러 의미로 걱정되고 안타깝다.
정말 카페를 오픈할 거면 가장 기본적인 고객 응대부터
매장에서 일하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배워야 하는데..
당장 지금 겹친 프로젝트들과 속에서 내 공부하기도 벅찬 상황에
더 이상 내가 관여할 부분이 없었기에 말을 아꼈다.
힘든 시기 장사가 잘됐으면 좋겠는데.
매번 꽃을 사면서 신세 지었기에 더 감정 이입이 된다.
다음 주 오픈하면 시간 내서 매장에 방문해야겠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