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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미팅 후 생각정리생각 2020. 3. 19. 22:34
1 .
'혹시 이 업체 리브랜딩은 어때?'
'혹시 이 업체 마케팅 전략은 어때?'
'이 유튜브 체널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말도 안되는 의뢰
내 역량과 현재 가능한 업무 범위를 미팅에서 이야기했는데
전혀 나와 연관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미팅 초기부터 제안서 작성까지 시킬려고 떠본다.
업계 관계자가 아니어도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으면 사업성이 전혀 없고
마케팅으로 풀 수 없는 기획과 브랜드들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예의 상 흥미있다는 반응에
봇물 터진듯 카톡으로 막 던진다.
중간에서 커미션을 남기겠다는 심보가 뻔히 보이는
잠시 메세지를 주고받으면 얕은 수에 사람의 기분을 확 뒤집어 놓는다.
"아.. 사장님 제가 싸가지 없는 사람이 아닌데 계속 거절하게 되네요."
"사장님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월급 받는 것도 아닌데
미팅 초반부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는 좀 그렇네요."
이정도 거절 했으면 알아듣지 않았을까?
주선자에게는 더 이상 연락이 안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글을 쓰는 도중에도 불쾌하다.
애초에 상종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2 .
최근의 성수동 미팅
전혀 원치않는 전개가 되었다.
별로 엮이고 싶지 않은, 3년만에 또 보게 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선자의 입장 때문에 미팅에 최선을 다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제대로 못 박았을 건데.
과거에 내가 본 그는
사람과의 신의도 업에 대한 성실함도 의심스러운 상태.
그리고 다시 본 그는
진정성이 1도 없는 외모와 태도. 허풍
여전했다.
사람은 어느정도 나이가 되었을 때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최근에 글쓰기 모임을 갔을 때 만난 사람들과 전혀 다른 결이었다.
자타공인 경력 10년의 마케팅 업체 사장.
본인 업체의 홈페이지와 레퍼런스가 정리된 것이 없는.
심지어 명함 속 홈페이지 주소는 다른업체가 나왔다.
미팅이 끝난 후 저녁을 먹고 어느 정도 선을 긋고 헤어졌다.
그리고 주선자에게는 과거와 방금 미팅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굉장히 불쾌한 자리.
현재 나의 위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3 .
전 회사에도 리브랜딩, 컨설팅 의뢰를 받은 업체가 있었다.
건설사들의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업체
업체 사장과 전 회사 대표님의 인연으로 계약이 성사됐고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그 업체와 일 하는 것을 꺼려했다.
결국 나와 직속 차장님이 TF로 업체와 컨택을 했는데
회사 사람들 보다 해당 업체 인력들이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단순이 말빨만 앞선 컨설팅 업체 대표가 입 발린 소리로 의뢰를 따간 결과
전 회사가 힘든 시기 몇 천이라는 돈과 몇 달이라는 시간 속에
경쟁 브랜드들은 IMC를 통해 빠른 사업 확장으로 시장을 차지하는데
말도안되는 산출물과 계약서를 보면서 이를 갈았던 적이 있다.
결국 그 업체는 TF의 강력한 항의 끝에 계약 해지했다.
자타공인 마케팅 컨설팅 업체라고하니 이 일이 생각났다.
분명 경기는 점점 더 안 좋아질 것이다.
아픈 사람들이 의사를 찾는 것처럼
규모에 관계없이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컨설팅 업체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은 검증되지 않은
이런 업체, 이런 사람에게 희망을 걸 것이다.
안타깝다.
아마 내가 그를 모르는 입장이었으면
어느정도 휘둘리지 않았을까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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